허름한 전파상을 하는 아버지, 어설픈 과학자 지망생 형과 함께 지방 소도시의 옥탑집에서 살아가는 소년 ‘나’의 성장기의 한도막이다. 변두리 동네의 별볼일없는 일상이 흘러가는 동안 나는 무심히 스카이 콩콩을 타며 커간다. 철없는 장난, 아버지가 내린 벌에 대한 복수의 다짐, 형의 뜬금없는 탐구열에 대한 의심, 초라한 아버지에 대한 연민, 대학생 사촌형에게서 느끼는 뭔지 모를 애수 등 나름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을 겪어가는 내게 세상은 더 이상 설렘과 흥분, 호기심으로 가득 찬 곳이 아니다. 스카이 콩콩은 짜릿한 비상의 발사대가 아니라 단순한 장난감이 되어버린다. 1980년대생의 유년기를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세밀한 묘사, 자연스럽고 풋풋한 유머와 함께 주변적 삶의 그늘과 가난 속의 성장통을 애틋하게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