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숨겨진 걸작
“내 젊은 날의 영혼이 반영된 소설”
“그들은 삶을 부둥켜안을 줄 몰랐다, 죽을 때까지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보고 눈물만 흘릴 줄 줄 알았다, 가련한 사람들.”
1984년 마다라르 소설 상, 1991년 유럽 발견상 수상
▶ 내 작품들 가운데 젊은이들이 『고요한 집』을 가장 좋아한다고 알고 있다. 이 책에 어쩌면 나의 젊은 날과 관련된, 진정 나의 영혼과 관련된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에. ?오르한 파묵
▶ 세 명의 불행한 남매가 이스탄불 근교 작은 도시의 아흔 살의 된 할머니 집에서 보낸 일주일을 그린 아름답고 슬픈 소설. 놀랄 만한 성공. ?《타임스 리터러리》
▶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색다른 소설. 클래식하면서도 모던하다. 체호프의 「벚꽃 동산」을 연상시킨다. ?《르몽드》
『고요한 집(Sessiz Ev)』은 파묵이 발표한 두 번째 소설(1983년)로, 그 스스로 “내 젊은 날의 영혼이 반영된 소설”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스탄불 근교 소도시에 살고 있는 아흔 살 된 할머니의 집에서 세 남매가 보낸 일주일을 그린 이 작품은 터키에서 ‘마다라르 소설상’, 프랑스에서 ‘유럽 발견상’을 수상하면서 파묵이 처음으로 전 세계 문학계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의 첫 소설 『제브데트 씨와 아들들』이 토마스 만을 연상케 하는 전통적 사실주의 기법을 보였다면, 이 소설은 포크너나 버지니아 울프와 같은 모더니즘적 서술을 보여 준다. 다섯 명의 인물을 화자로 등장시키는 ‘다층적 서술 방식’이나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할머니의 회상에서 나타나는 의식의 흐름 수법 등 파묵 문학이 변화되어 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역사의 의미를 회의하는 역사학자, 모든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 혁명주의자 여대생, 미국에 가서 부자가 되는 것이 꿈인 고등학생, 약 한 세기 동안 급변해 온 터키 역사를 목격한 할머니, 그녀와 40년 동안 기묘한 동거를 해 온 하인, 급진적 민족주의자가 되어 세상을 바꾸려 하는 십대 소년을 통해, 터키 근현대 약 100년간의 정치, 사회, 문화의 변화와 그 속에서 개인들이 겪게 된 비극을 파묵만의 스타일로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