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부코스키Charles Bukowski
한때 미국 주류 문단으로부터 외면당한 이단아, 전 세계 독자들의 열광적인 추종을 받는 작가 찰스 부코스키(1920~1994). 1920년 독일 안더나흐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살았다. 대학을 중퇴하고 잡지에 첫 단편을 발표하지만 꾸준히 창작하지 못하고 오랜 기간 하급 노동자로 창고와 공장을 전전했다. 그러다 우연히 우체국에 취직해 우편물을 분류하는 사무직원으로 12년간 일했다. 잦은 지각과 결근으로 해고 직전이었던 그가, 전업으로 글을 쓰면 평생 매달 1백 달러를 지급하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아들인 일화는 유명하다. 이후 직장에서의 경험을 쓴 장편 데뷔작 『우체국』(1971)을 펴냈다. 부코스키의 소설은 그의 분신인 주인공 헨리 치나스키가 이끌어 간다. 치나스키의 일대기는 유년을 담은 『호밀빵 햄 샌드위치』(1982), 글쓰기를 포기하고 방랑하던 때의 『팩토텀』(1975), 『우체국』을 거쳐 전업 작가로 자리매김한 50대의 일상이 담긴 『여자들』(1978)과 60대에 접어든 『할리우드』(1989) 순으로 이어진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책이라는 부코스키의 작품은 수많은 예술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미키 루크가 주연을 맡은 「술고래Barfly」(1987)를 비롯하여 그의 작품과 생을 다룬 10여 편의 영화가 제작되었다.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장편 소설 『할리우드』(1989)를 집필했으며 평생 60권이 넘는 시집과 산문집을 펴냈다. 마지막 장편 소설 『펄프』(1994)를 완성하고 1994년 3월, 백혈병으로 삶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