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사회에 파장을 일으킨 여성 작가 샬럿 브론테
뜨거운 열정과 독립적인 자아의식을 지닌 여성 주인공의 낭만적 사랑과 삶을 그린 소설. 제인 에어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끊임없이 시련에 부닥치지만, 언제나 스스로를 존중하며 당당하고 성실한 태도로 생활해 나가며,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끝끝내 자신의 사랑을 찾아간다. 1847년 샬럿 브론테는 ‘커러 벨’이라는 남성 필명으로 『제인 에어』를 발표한다.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윤리관이 지배하고 있던 사회 분위기에서 여성이 쓴 소설이라는 이유만으로 쏟아질 편견과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우려를 깨고 『제인 에어』는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며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다. 이 소설은 “여성의 입장에서 본 사랑과 욕망”을 다루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당시의 독자들에게 큰 호기심을 자극했고, 더 나아가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사랑과 행복을 이룰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자아실현에까지 이르는 당찬 여주인공의 모습은 새롭고도 매혹적인 여성상으로 제시되어 더욱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샬럿 브론테는 1816년 4월 21일 요크셔 주의 손턴에서 영국 국교회 목사의 셋째 딸로 태어났다. 다섯 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자매들과 함께 잠시 기숙학교에 다녔는데, 학교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영양실조와 폐렴에 걸려 두 언니마저 잃었다. 1825년부터 5년 동안, 후일『폭풍의 언덕』을 쓰게 될 동생 에밀리와 함께 집에서 독학으로 공부를 했고, 이 시기부터 샬럿은 시를 쓰기 시작한다. 1831년 샬럿은 에밀리와 함께 로헤드에 있는 사립 기숙학교에 들어갔으나 에밀리는 심한 향수병에 시달려 3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간다. 샬럿은 그곳에서 3년간 교사 생활을 하였지만 건강을 해쳐서 결국 그만두고 만다. 스물여섯 살 되던 해에 샬럿은 학력을 키우기 위해 에밀리와 함께 브뤼셀에 있는 에제 기숙학교에 들어갔는데, 샬럿은 기숙학교의 교장인 에제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1843년부터는 혼자 에제 기숙학교에 남아 조교로 일하기 시작한 샬럿은 우울하고 고독한 생활을 한다. 에제를 향한 순수하고 열정적인 마음은 깊어져 가지만, 그는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의 아내로부터 시샘을 당하던 샬럿은 결국 1844년 영국으로 돌아오고 만다. 이 경험은 그녀에게 정서적으로나 내면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으며, 후일 에제는 『제인 에어』에서 로체스터 씨의 모습으로 등장하게 된다. 1846년 아버지의 백내장 수술을 위해 맨체스터로 동행한 샬럿은 그곳에서 『제인 에어』를 쓰기 시작한다. 『제인 에어』는 1847년 스미스사(社)에서 출판되자마자 커다란 호응을 얻으며 그녀에게 작가로서의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이 시기에 여동생 에밀리와 앤 그리고 남동생까지 모두 잃어 크게 상심하게 된다. 또한 그 사이에 몇몇 남성들로부터 청혼을 받지만 모두 거절한다. 그러다가 아버지의 부목사인 아서 벨 니콜스로부터 네 번째로 청혼을 받고 서른여덟 살에 그와 결혼하게 된다. 그러나 이듬해 봄, 늦은 나이에 임신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병이 겹쳐 결국 결혼 9개월 만에 눈을 감고 말았다. 작품으로는 브론테 자매의 공동 시집인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의 시집』 과 소설로 『교수The Professor』, 『셜리Shirley』, 『빌레트Villette』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