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유머로 그려 낸 변화와 구원,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
불신과 몽매의 안개에 싸인 마을 페더호튼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두운 밤, 그곳에 신비로운 사제 플러드가 나타났다!
1950년대 영국, 무신론자임을 숨기는 교구 신부와 폭군 수녀원장과 미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사는 외딴 마을 페더호튼. 그곳에 주교가 파견한 젊은 신부 플러드가 나타난다. 그의 등장 이후 우연인지 기적인지 모를 사건들이 일어나고, 마비되어 있던 마을이 깨어나면서 사랑스럽고도 무시무시한 진실들이 드러난다. 아무도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고 괴상한 기적을 일으키는 플러드. 그는 신이 보낸 천사인가, 악마인가? 『플러드』는 힐러리 맨틀이 문학사에 길이 남을 대작 『울프 홀』과 『브링 업 더 보디스』를 선보이기 전에 쓴 작품으로, 종교를 소재로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잃어버린 믿음과 사랑을 회복하며 영혼을 되찾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이다. 맨틀 특유의 예리한 통찰에 능청스러운 유머와 연민 어린 시선이 더해져 좀처럼 옅어지지 않는 독특한 여운을 남긴다.
힐러리 맨틀(Hilary Mantel)
1952년 잉글랜드 더비셔에서 태어났다. 런던정경대학과 셰필드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생계를 위해 사회 복지사, 백화점 점원 등으로 일하며 글을 썼다. 1977년부터 아프리카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0여 년을 지낸 뒤 영국으로 돌아와 1987년부터 약 5년간 주간지 《스펙테이터》에서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1985년 장편소설 『매일이 어머니날(Everyday is Mother’s Day)』로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인종 문제와 성적 억압 문제를 다룬 『가자 거리에서 보낸 8개월(Eight Months on Ghazzah Street)』, 제도화된 종교 사회를 유머러스한 문체로 고발한 『플러드(Fludd)』, 프랑스 혁명을 새로운 시각에서 그린 역사 소설 『보다 안전한 곳(A Place of Greater Safety)』, 잉글랜드 북부 출신 세 젊은이의 삶을 섬세하게 묘사한 사실주의 소설 『사랑 실험(An Experiment in Love)』, 런던 교외를 무대로 한 블랙 코미디 『비욘드 블랙(Beyond Black)』 등의 소설과 회고록인 『유령을 포기하다(Giving Up the Ghost)』를 썼다. 작품 대다수가 영연방작가 상, 코스타 상, 호손덴 상, 첼튼햄 상 등 영국의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6년 대영제국 훈작사 훈장을 받았고, 2014년에 기사 작위에 해당하는 대영제국 데임 커맨더 훈장을 수여받았다. 2010년에 발표한 『울프 홀(Wolf Hall)』과 2013년에 발표한 후속작 『브링 업 더 보디스(Bring UP the Bodies)』로 맨부커 상을 수상해 전례 없는 업적을 이뤘다. 2022년 향년 7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