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SF 문학상인 휴고상, 네뷸러상, 필립 K. 딕 상을 최초로 석권한 『뉴로맨서』의 후속작 『카운트 제로』가 황금가지에서 출간되었다. 영화 「매트릭스」와 「공각기동대」의 모태가 된 「스프롤 3부작」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인 『카운트 제로』는 전작에서 정리된 개념을 바탕으로 사이버스페이스를 통한 생명연장, 초국가적 기업과 초월적 부를 지배한 자, 해킹과 이를 통한 살인 등 미래 현상을 예견하고 현란한 문체와 전개를 선보인다. 이 작품은 네뷸러상과 휴고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윌리엄 깁슨은 그간 인터뷰를 통해 자신은 미래를 예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날 민감한 변화(즉, 미래)를 미리 감지하여 그것을 대중에게 고루 분배하는 것을 소설가로서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이를 미리 알아내기 힘들고, 자신과 같은 누군가가 먼저 그 변화를 감지해서 대중들과 나눠야 한다는 소명의식을 갖고 있다. 이러한 그의 철학이 담긴 발언은 이후 여러 학술지 등에서 인용되었는데, 국내에서는 최근 안철수 전 서울대융합기술원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기자회견문에 존경하는 작가로 그를 지목하며 그의 인용구를 사용한 걸로 유명해졌다. 이러한 그의 스타일 때문에 그가 1980년대 선보인 사이버스페이스는 그 어느 SF보다 빠르게 현대인들에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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